'탄소중립' 시대 부응하는 무탄소 청정 연료 선박,
해운, 발전(發電), 비료, 냉각제 등으로 용도 확산
[조태연의 K-조선 전망 29]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월 17일 체결했던 양해각서(MOU) 이후에, 종전을 위한 추가 협상은 중단되었고, 이란이 반복적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항하는 초대형유조선, 초대형 LNG선에도 지난주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고, 이에 미국이 이란에 보복 공습을 반복적으로 가하고 있다. 이는 호르무즈해협에 관한 합의 내용이 애매모호하여 서로 해석이 다른 탓도 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은 종료되었다."라고 선언했고, 이란은 "항복은 없다."라고 응수하고 있다. 위 MOU의 효력은 상실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어제(12일)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해협을 추가 공지할 때까지 폐쇄한다."라고 발표했다.
국제 유가(油價)는 다시 등락을 거듭하면서 불안정한 양상이다. 중동으로부터의 에너지 공급시장은 불안하기만 하고, 언제 평온이 찾아올지, 원상회복은 될 것인지 예측하기조차 어렵고 여전히 유동적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번 칼럼에서 알아본 초대형 LPG선(VLGC)에 이어서, 미래 고부가가치선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에 대해서 알아보고, 냄새가 고약한 암모니아가 선박과 무슨 관련이 있고, 왜 '탄소중립' 시대에 부응하는 에너지원(源)인가 고찰해 본다.
암모니아는 질소와 수소로 이루어진 화합물이며, 비등점이 -33도이고 실온에서는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무색이다. 강한 부식성이 있는 물질이고, 물에 잘 흡수되는 특징이 있다. 인체가 농도가 높은 암모니아에 노출될 때는 세포 조직에 치명적일 수 있다.
1910년대에 프리츠 하버가 공기 중의 질소를 이용한 암모니아 합성법을 처음 개발했다. 이를 통해, 요소비료를 대량 생산하게 되었고, 곡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됨으로써 인류는 굶주림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제 암모니아는 인간 사회의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도 중요한 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오늘날 암모니아는 친환경 에너지 캐리어(carrier), 즉 수소의 저장-운송 수단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의 90% 이상은 하버-보쉬법(Haber-Bosch Process)를 통해서 생산되는데, 공기 중에 있는 질소와 천연가스에서 얻는 수소를 고온-고압 상태에서 반응시켜서 만든다. 오늘날 에너지 산업은 탄소중립(Net Zero)과 함께 '그린 암모니아' 시대로 향해 가고 있다.
(※그린 암모니아: 수소를 천연가스에서 추출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므로, 재생에너지에 의한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서 얻은 수소를 질소와 결합하여 만들어낸 암모니아)
그렇다면, 암모니아 또는 그린 암모니아(Green Ammonia)가 오늘날 ‘수소 경제’에서 각광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수소 경제: 화석연료를 대체하기 위해 수소를 에너지의 저장-전달 매체로 이용하고, 생산-저장-운송-거래 등 전체 산업과 시장을 새로 구축하는 경제 시스템. 수소보다 다루기 쉬운 암모니아를 수소 경제에 포함한다.)
그린 암모니아가 수소 경제에서 긴요한 열쇠로 떠오른 이유는 수소가 갖고 있는 결정적인 약점 때문이다. 기체 상태의 수소는 저장, 운송하는 데에 위험하고 비효율적이다. 이런 수소의 약점을 암모니아가 실질적으로 보완해 주는 것이다. 암모니아는 수소 분자 3개, 질소 분자 1개가 결합한 형태이다.
수소를 액화시키려면, 난이도가 높은 데다 고비용으로 극저온(-253°C)이 요구되나, 암모니아는 -33°C로 냉각하거나, 8~10bar 정도 압력(자동차 타이어 공기압 정도)을 가하면 쉽게 액화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용적 면에서도 같은 크기의 탱커 선(船)에 액화 암모니아는 액화수소보다 단위 부피당 약1.5배 더 많이 실어 나를 수 있다. 암모니아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매년 2억 톤씩 생산되어 왔고, 수소와 달리 기존 육상 인프라를 이용하므로 신규 물류비용이 절약된다.
암모니아는 수소를 전달하는 캐리어(Carrier) 역할에만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연료로서 직접 연소될 수도 있다.
IMO(국제해사기구)의 탄소 배출 규제에 따라 전 세계 해운업계는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청정 연료를 구해왔다. 메탄올 등과 경쟁도 하고 있지만, 분자구조에 탄소(C)가 아예 없는 암모니아는 연소 시에 이산화탄소를 일절 배출하지 않아 현존하는 가장 이상적인 대형 선박의 연료로도 자리를 매겨가고 있다.
앞에서 상세히 기술한 바와 같은, 암모니아 운반선의 출현 배경을 잉태하고 태어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은, 기존 초대형 LPG선(VLGC)의 기술을 기초로 발전되어 온 차세대 인류의 산업과 실생활에 커다란 기여를 약속하는 가스 운반선이다.
VLAC의 설계, 건조는 기존 VLGC의 설계, 건조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VLAC는 완전히 새로운 기술이라기보다는 VLGC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2가지 선형의 공통점은 (1) 대형 가스 화물창 (2) 영하의 저온 액화가스 취급 (3) 액화가스 화물 핸들링 시스템 등 설계, 시공 기술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VLGC 설계, 시공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의 조선사들이 VLAC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암모니아 운반선 건조는 LPG선 건조보다 다소 어렵고 까다로운 점에 유의해야 한다. 즉 (1) 인체에 독성을 가할 수 있으므로 작업장 안전, 환기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고, 선급 규정(Class Rule) 수준도 높다. (2) 화물창 금속 재료에서 환경 영향으로 취화(脆化) 현상이 생길 수 있고, (3) 화물창의 배관, 밸브 등 설계, 제작에 특수 기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VLAC의 향후 신조 발주 전망은 어떠할까?
2023년 9월에 HD현대중공업이 그리스 선사 Capital Gas와 싱가포르 선사 EPS로부터 세계 최초로 88,000cbm VLAC를 4척 신조 수주함으로써, VLAC라는 선종(船種)이 처음으로 태동(胎動)되었다.
이후 한화오션이 2023년 11월 그리스 선사로부터 93,000cbm VLAC 4척을 신조 수주했고, 2024년 1월에는 호주 선사로부터 93,000cbm VLAC 2척을, 2026년 5월에는 아프리카 선사로부터 93,000cbm VLAC 3척을 신조 수주했다. 한화오션은 150,000cbm VLAC를 한국선급(KR)과 공동으로 개발 중이다.

HD현대삼호가 유럽 소재 선사로부터 신조 수주한 VLAC (93,000cbm)의 조감도. 2029년 하반기까지 6척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HD현대삼호는 2026년 5월 유럽 선사로부터 VLAC(93,000cbm) 6척을 총 약 1조 800억 원에 신조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LPG와 암모니아를 동시에 실을 수 있는 VLAC(93,000cbm) 3척을 약 5,050억 원에 신조 수주했다.
이들 VLAC들은 2029년 하반기~2030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아직은 한국 조선사들만 빠른 납기를 제시할 수 있을 만큼 이 선종에 경쟁력이 강력하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에서 VLGC, VLAC를 가장 많이 건조한 조선사이다. 삼성중공업은 96,000cbm 및 150,000cbm 급 VLAC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80,000cbm~100,000cbm급 VLAC는 선박의 전장(全長)이 230~250m이고, 선폭(船幅)이 36~40m이므로, 초대형 LNG선(약 300m x 46m)이나 30만 톤급 VLCC(약 340m x 60m)와 도크 슬롯(slot) 경쟁 없이 추가의 고(高)부가가치 선박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VLAC와 제원이 유사한 Aframax 유조선(약 240m x 44m)은 조선 3사의 관심 선종이 아니지만, VLGC와 함께 VLAC는 대형 조선 3사의 새로운 관심 선종인 것이다.
향후의 전망은, 암모니아가 무탄소 청정 연료로 각광을 받으면서 유럽, 일본, 한국, 중국에서 발전용 암모니아 도입이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선박용 연료도 암모니아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이다. 중유를 연료로 쓰던 선박에는 이미 LNG로 전환이 많이 되었고, 메탄올을 거쳐서 암모니아로 향하고 있다. 암모니아는 냉각제, 용매제로도 쓰인다.
우선 VLAC 등장 초기에는 암모니아 전용선 수요가 급증하기보다는 ‘VLGC + 암모니아 Ready(연료 전환 준비 태세 완료)’ 선박이 신조 시장을 이끌어갈 가능성도 있다.
결론적으로 주요 배경을 다시 요약하면, 다가오는 ‘탄소중립’ 시대에 부응하여, 암모니아가 홀로 운송되기 어려운 수소를 운반하기 위한 수단뿐만 아니라 무탄소 연료로 떠올랐기 때문에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신조 수요는 향후 2030년~2040년대까지 초대형 LNG선, 초대형 LPG선(VLGC)과 함께 증가할 것이고, 한국 조선사들이 신조 시장을 상당 기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문 출처: 암모니아 운반선, 차세대 고(高)부가가치 선박으로 수요 점증 < 연재 < 교통 < 기사본문 - ABC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