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정부지 솟은 친환경 뱃값, 빚으로 버티던 선박금융 '민간자본 심판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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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사상 최고 신조선가에 60% 대출 모델 균열…선사 원리금 상환 부담 눈덩이 선가 상승과 탈탄소 비용으로 선사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 선박금융이 민간투자를 끌어들이고 새로운 금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미지=챗GPT신조선가 폭등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에 따른 친환경 선박 전환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으면서, 은행 대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온 한국 선박금융 시스템이 근본적인 구조 개편의 시험대에 올랐다. 선박 가격이 천정부지로 뛴 상황에서 부채 중심의 자금 조달로는 한계에 봉착한 만큼, 사모펀드(PE) 등 민간 자본을 대거 유치하고 선박 운용의 위험과 수익을 함께 나누는 지분형 선박금융 모델을 조속히 정착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2일(현지시간) 글로벌 해운·조선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TradeWinds)는 부산발 심층 보도를 통해 "한국 선박금융 업계가 선가 급등과 탈탄소화 비용 증가로 선주들의 재무적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민간 투자자를 적극 유치하고 새로운 자금조달 구조를 확립해야 하는 '민간자본 심판대(Private Capital Reckoning)'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은행 대출만으론 못 버텨"…사모펀드·위험분담 투자 절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해운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대출 중심 금융 모델이 고가 선박 도입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데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해양산업 특화 대체투자 운용사인 워터라인파트너스(Waterline Partners)의 정우송 대표는 트레이드윈즈와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비싸지는 친환경 선박을 국내 선사들이 원활히 확보할 수 있도록 사모펀드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고, 투자자와 선사가 위험을 분담(Risk-sharing)하는 선진 투자 모델을 적극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내 선박금융은 시중은행 및 정책금융기관의 선박 담보대출(Senior Debt)이 절대다수를 차지해 왔다. 선가의 통상 60~70%를 대출로 조달하고 나머지 30~40%는 선사가 자체 에쿼티(자기자본)로 충당하는 구조다. 그러나 신조선가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선사가 직접 책임져야 하는 자기자본 부담액이 급증했다. 여기에 액화천연가스(LNG)·메탄올 등 이중연료 추진 설비와 탄소 포집 장치 등 친환경 장비 장착 비용까지 더해져 중소·중견 선사의 단독 조달은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운임 변동성이 극심한 해운업 특성상 차입금 비중만 무리하게 늘릴 경우 고금리 기조 속에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선사의 부실로 직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금과 정해진 이자만을 회수하는 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선박의 운항 수익과 매각 차익을 공유하는 대신 시황 악화 시 손실도 함께 부담하는 '사모펀드형 에쿼티 및 메자닌 투자' 모델이 대체 조달 창구로 급부상하고 있다. 탈탄소가 촉발한 거대 자본 수요…정책금융 한계 메워야 글로벌 친환경 규제는 선박 도입을 넘어 해운 공급망 전반의 자금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 새 배를 짓는 비용뿐 아니라 기존 선대의 친환경 개조(레트로핏), 대체연료 벙커링 인프라 구축 등 전방위적 자본 투입이 요구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역시 최신 '해운보고서(Review of Maritime Transport)'를 통해 선대 교체와 탄소 감축 인프라 확충에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공공재원과 선사의 자체 자금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글로벌 민간금융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현재 한국에서는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와 한국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이 후순위 투자와 선박 보증, 위기 선사 금융 지원을 도맡으며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재정이 한정된 공공부문만으로는 국적 선대의 친환경 대개조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결국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실질적인 위험 완화 장치(디리스킹)를 마련해 민간 연기금과 사모펀드 자금을 선박금융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장기 용선·잔존가치 투명성 관건…부산 BIFC 생태계 확장 시선 민간 자본을 선박금융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투자 안전장치와 수익 구조 설계가 필수적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선박의 단순한 담보 가치보다는 장기 연속 항해 용선계약(COA)을 통한 안정적 현금흐름, 용선 화주의 우량한 신용도, 친환경 선박의 기술적 잔존가치와 중고선 매각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를 중심으로 민간 해양금융 거점이 확충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로 꼽힌다. 부산시는 글로벌 1위 선박 중개 기업인 클락슨스(Clarksons)와 해양 특화 운용사인 워터라인파트너스를 연이어 유치하며 민간 해양 투자 생태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약 400억 원 규모의 해양 펀드를 굴리는 워터라인파트너스는 서울에서 BIFC로 본사를 이전하며 선박 리스와 구조화 금융 모델을 시장에 제시하고 있다. 해양금융 및 자본시장 전문가는 "글로벌 해운 패러다임이 친환경과 대형화로 급변하면서 선사의 경쟁력은 양질의 선박을 발주하는 제조 역량뿐 아니라 최적의 조건으로 민간 자본을 설계·조달하는 금융 역량에서 판가름 나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보증 역량을 기반으로 사모펀드의 유동성을 결합하고, 선박 운항 리스크와 현금흐름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정교한 구조화 금융 기법을 정착시켜야 한국 해양금융이 선박 도입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대민 기자 dmjeong@the-today.com |
선가 상승과 탈탄소 비용으로 선사들의 자금 부담이 커지면서, 한국 선박금융이 민간투자를 끌어들이고 새로운 금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미지=챗G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