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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O 탄소 40% 규제 임박”···조선업계, LNG선 이어 수소선박 시대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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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탄소량의 2%가 선박서 발생, 강한 규제로 배출량 조절
LNG추진선 활용 30년 후 수소선박 시대 진입
국내 조선 빅3, 자금·인력 대거 투입해 연구개발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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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호승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40% 감축 규제 시한이 임박했다.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2배가량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만 한다. IMO의 엄격한 규제 시간이 다가오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LNG추진선(LNG선)과 수소연료추진선박(수소선박)으로 대표되는 친환경선박 시대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IMO는 선박 운항의 탄소감축 로드맵으로 2008년 배출량 대비 2030년 40%, 2050년 70%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 이상이 선박에서 발생하고, 질소나 황과 같은 유해물질도 많이 배출되면서 IMO는 선박에 대한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IMO의 탄소배출량 가이드라인은 약 20% 감축이다. 기존 연료인 벙커C유를 활용한 선박 대비 탄소배출량이 약 30% 낮은 LNG선의 수요가 급등하는 이유 중 하나다.

15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조선 발주의 59%가 LNG선과 같은 대체연료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조선의 31.5%가 대체연료선인 것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신조선 발주물량의 54%는 LNG선이다. 메탄올추진선과 에탄올추진선의 비중은 각각 2.9%, 0.7% 등이다.

조선업계는 40% 탄소감축 규제가 시행될 2030년 직전인 2029년까지 글로벌 LNG선 발주 물량이 2500~3000척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선박에 대한 국내 기술수준이 경쟁국 대비 월등히 높은 만큼, 발주량의 60% 정도를 우리 조선사가 따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벙커C유와 LNG를 동시에 활용하는 이중연료 추진기술 개발을 시작으로 국내 조선사는 LNG추진선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따내고 있다”며 “단, 2050년이 되면 IMO 규제에 따라 탄소배출량의 70%를 줄여야 해 30% 절감 수준의 LNG선도 활용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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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에는 ‘30년 사이클’이란 단어가 있다. 선박의 수명이 일반적으로 30년이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다. 현재 발주 및 건조되는 LNG선은 탄소 배출규제가 70%가 되는 2050년께 수명을 다한다. 앞으로 LNG선 글로벌 물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수소선박이 LNG선의 다음 단계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수소선박 시대를 미리 감지하고 2010년대부터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0~2019년 수소선박 관련 세계 특허는 우리나라가 560건으로 가장 많다. 2위인 중국(124건)과 3위 미국(123건)과 비교해 약 5배 많은 수준이다.

특허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사들은 수소선박 연구개발에도 많은 자금과 인력을 쏟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선박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현재 관련 국제표준이 없는 상황이어서 한국조선해양이 한국선급과 손잡고 표준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선박이 항해를 하기 위해선 IMO 선박 규정에 따라 건조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수소 선박 관련 기준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조선해양이 국제표준 작업을 통해 IMO 승인을 받으면 선박 건조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한 시스템을 표준화시키면 추가 개발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수소선박의 국내외 표준 기술을 정립해 수소선박 시대를 앞당길 계획”이라며 “수소선박은 선박 자율운항과 로봇 등 그룹의 3대 신사업인 만큼,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역시 수소선박 시대를 준비 중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9월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수소연료전지 예인선 개발 사업’ 추진 업체로 선정됐다. 수소로 운항하는 친환경 예인선을 2026년까지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인선은 연안이나 항구 등에서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선박을 밀거나 끌어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대우조선은 예인선을 ‘발판’으로 삼아 수소선박 개발에 집중한다.

삼성중공업은 수소연료로 움직이는 컨테이너선을 개발 중이다. 미국 블룸에너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사업으로 현재 기본설계를 마쳤다. 

이제명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IMO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저탄소·무탄소 등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대체연료와 친환경 선박으로의 전환이 필수”라며 “우리나라의 선도 분야인 LNG추진선의 기술 고도화와 함께 수소선박 연구개발과 보급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  유호승 기자(yhs@sisajournal-e.com)
  •  승인 2022.11.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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