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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050 탄소중립 추진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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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양] 작년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총회에서 충격적인 영상이 공개되었다.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인 투발루의 외무장관이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바닷물 속에서 연설하는 모습이었다. 투발루는 이 영상에서 해수면 상승이 지속될 경우 자국 영토가 바닷물에 잠겨 국가 존폐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실 기후변화가 주는 위기감은 허리춤이 아니라 턱 끝까지 차올랐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10년 동안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앞선 30년보다 20% 이상 빨라졌으며, 해수 온도 또한 과거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수온과 해수면이 전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계에서는 해류의 영향도 있다고 분석하지만, 지난 50년간 세계 평균 수온이 0.5℃ 상승하는 동안 우리 연근해 평균 수온은 1.2℃ 상승했다.

해수면과 해수온 상승은 연쇄적으로 바닷속과 연안에 많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과거 동해의 대표 어종이었던 오징어는 이제 서해에서 주요 어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주 해역의 대표 어종이었던 자리돔은 이제 독도 인근 해역에서도 널리 잡히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는 한반도에 도달하는 태풍의 위력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해일과 침수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우려된다. 만일 태풍 매미가 2100년에 발생한다고 가정한다면, 중심기압은 18hPa 하강하고 마산 지역의 해일고는 67cm가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산업계의 혼란과 항만시설을 비롯한 연안 지역의 재해 피해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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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과 연안지역,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산업과 인프라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기후위기에 대한 체감도가 높다. 그래서 해양수산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여 온실가스 발생을 저감하고, 온실가스 흡수량을 늘려 기후변화를 제지하는 해법을 해양수산분야에서 찾고자 했다. 해양 공간과 해양수산분야가 큰 위기에 놓인 만큼,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노력할 필요성이 있을뿐더러, 과학적으로 해양과 연안습지는 기후변화의 마지막 보루로 손꼽히기 때문이다.

 

2050 탄소중립 로드맵 목표와 추진 방향

해양수산부는 작년 12월,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여 2018년 406만 톤에 이르는 해양수산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324만 톤으로 줄이는 ‘탄소 네거티브’를 목표로 설정했다.

2050 국가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의 205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치인 0(제로), 즉 탄소중립보다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사실 2018년 기준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인 7억 2,760만 톤에 비하면 해양수산 분야의 비중은 0.6% 수준에 그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분야는 해운·수산업계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과 병행해서 해양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생산과 블루카본을 이용한 온실가스 흡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보유하였다. 따라서, 더 넓은 시각에서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

해양수산분야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은 5대 부문을 중심으로 추진한다. 해운, 수산·어촌, 해양에너지, 블루카본 그리고 항만이다. 또한, 현행 통계에서 분류되지 않는 정책 부문까지 정책을 확산한다. 국가 온실가스 통계의 분류에는 항만, 해양폐기물, 관공선 등 중요한 해양수산의 정책 영역이지만 국가 통계상 별도의 분류가 없어 온실가스 배출량이 명확하게 추산되고 있지 않은 부문이 있다. 자체적인 통계 구축 노력과 병행하면서, 우선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수단들을 발굴하여 정책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힘쓰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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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부문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주요 내용>

해운

우선 해운 분야에서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30만 7,000 톤(2018년 101만 9,000톤)까지 감축한다. 해운분야의 온실가스 감축은 친환경 선박 전환을 중점 방향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친환경선박으로의 대대적 전환을 위한 마중물로서 노후 관공선을 저탄소 선박으로 대체 건조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접목하여 개조하는 등 관공선의 친환경 전환을 우선 추진한다. 2030년까지 388척, 2050년까지는 전관공선의 저탄소·무탄소 전환을 추진한다.

또한, 대대적인 공공투자를 통해 ‘그린십-K 시범선박 건조 프로젝트’를 통해 암모니아·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연료 추진 기술을 개발하고 연안선박을 대상으로 실증에 나서는 등 저탄소는 물론 무탄소 선박 기술까지도 세계를 선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 동시에 인증제도 활성화와 친환경 연료 벙커링 기술 개발 및 확산, 정책금융은 물론 재정지원을 통해 민간선사의 탈탄소 전환을 지원하고,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용성이 높은 환경을 만들어 나간다.

 

수산·어촌

수산분야에서는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1만 5,000 톤까지 감축한다. 2018년 기준, 전기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을 포함하면 수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304만 톤 수준이다. 현재 수산·어촌 온실가스 배출량의 대부분은 어선어업에 기인한 것인 만큼 어선어업의 저탄소화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노후어선의 기관교체와 대체건조를 통해 에너지 효율을 증진시키고, 단계적으로 LPG·하이브리드 및 전기어선 등을 보급할 계획이다.

또한, 수산업 가치사슬 각 단계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기 위해 어선 조업은 물론 양식 생산과 수산가공·유통 과정까지 에너지 절감장비 보급, 스마트화 촉진을 통한 최적화를 추진한다.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생산·사용 기반을 갖춘 수산·어촌으로 전환을 지원한다. 양식장에는 소수력·태양광 발전 시설을 보급해나가고, 국가어항의 유휴부지와 유휴수역을 활용하여 신재생에너지를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예정이다.


 

해양에너지

해양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여 화석연료 이용을 대체하고 약 23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계획이다. 해양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조력 발전은 물론 파력과 조류 에너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보고이다. 시화 조력발전소를 통해 이미 상용화된 조력발전은 해양환경 보전이라는 가치와 공존 가능한 선에서 확충 가능성을 모색한다. 파력과 조류는 아직 실증 단계인 만큼 대규모 상용화 기술 확보에 적극 투자한다.

또한, 풍부한 수자원을 활용한 수전해 수소 생산이 가능한 만큼, 파력발전 플랜트와 연계한 해양그린수소 생산 기술 확보 등에도 나선다. 이외에도 해양바이오자원을 활용한 수소생산 등 해양에 기인한 수소에너지 생산을 위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이어나간다.

 

블루카본

해양과 연안습지는 거대한 온실가스 흡수원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온실가스의 20~30%를 바다가 흡수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각국은 바다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이산화탄소 흡수원 조사·연구와 조성·복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갯벌을 포함한 연안습지와 염생식물, 그리고 바다숲을 주된 해양 흡수원으로 생각하고 확대 조성과 복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갯벌과 바다숲은 2050년 연간 136만 톤의 온실가스를 흡수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갯벌과 염색식물 서식지를 복원하고 바다숲 조성을 확대하며, 나아가 복원 유형의 다양화와 자연친화적인 식생 복원 방법의 적용까지 계획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사회에서 블루카본에 대한 폭넓은 인정과 활용을 위해 IPCC 가이드라인 개정을 선도하고자 한다. 현재는 맹그로브와 해초대(잘피림), 염생식물의 온실가스 흡수량만이 국제적으로 공인된다. 이에 더해 비식생 갯벌과 바다숲은 물론, 아직 발굴되지 않은 다양한 잠재적 블루카본 후보군을 조사하여 흡수원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항만

항만은 해운물류의 허브이자 연안 지역의 거대한 산업 인프라인만큼 탄소중립을 위한 역할이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50년까지 항만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목표를 추진한다.

우선적으로는 항만 장비와 시설물의 에너지 효율화와 저탄소 연료 사용을 촉진한다. 야드 트랙터, 트랜스퍼 크레인 등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 한다. 나아가 항만 구역에서의 태양광 발전 촉진 등 신재생에너지 활용 기반을 넓힐 예정이다.

또한,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갖춘 수소 생산·물류·소비 거점인 수소항만을 구축한다. 2040년까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수소의 60%를 항만에서 공급하게 될 전망이므로, 각 항만별 특색을 살린 수소항만 구축방안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수소 생산·유통·저장 및 사용 인프라를 갖춘 항만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온실가스 해양지중저장

이외에도 온실가스 해양지중저장을 통해 2050년 연간 6,000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기 위해 다부처 협력에 적극 참여하고 해양환경영향의 최소화와 적지 탐색에 힘을 쓸 것이다. 또한, 해양폐기물의 수거와 처리를 온실가스 저감 관점에서 바라보며 재활용 촉진 및 열에너지 회수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지구온난화로 발생한 기온 상승은 해양 덕분에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실제로 IPCC는 지구가 산업화 이후 발생한 기온 상승의 90% 이상을 흡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온실가스도 마찬가지이다. 앞서 밝혔듯이 20~30%의 온실가스는 해양이 흡수하였다. 해양이 너무 당연하게 기후변화를 받아내고 품었지만, 해양의 가치와 노고를 그동안 충분히 돌아보지 못했다.

지금부터라도 해양의 온실가스 흡수·저장 능력을 적극 활용하며, 동시에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보호구역 확대와 폐기물 저감 등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동시에 데이터 기반의 해양관측과 정확한 해양기후변화 예측을 통해, 건강한 바다를 유지하여 그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사람들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다. 바다가 기후변화로부터 우리를 지켜준 만큼, 해양수산분야는 바다와 함께 기후변화대응에 앞장설 것이다.

출처 : 현대해양(http://www.hdh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