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권해석 기자]전기추진선박 건조의 기준이 되는 ‘전기추진 선박기준’ 고시가 제정 2년만에 재정비에 들어간다. 전기추진선박이 주로 중소형 선박을 중심으로 건조가 되는 여건을 감안해 안전성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올해말까지 전기추진선박 기준을 재정비해 해양수산부에 고시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한국선급과 함께 선박검사 업무 전담기관이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주로 중소형 선박의 검사를 담당하고 있다.
엔진을 대신해 축전지(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에너지로 전동모터를 움직여 추진하는 전기추진 선박은 지난 2020년 해수부가 마련한 ‘전기추진 선박기준’ 고시에 맞게 건조돼야 한다. 고시에는 배터리 폭발이나 화재에 대비한 소화ㆍ설비 성능기준과 전기추진설비의 비상 시 차단 및 경보요건, 전동기의 과열방지 등을 위한 냉각시스템 설치 등이 규정돼 있다. 이 기준에 따라 현재 400t급 전기추진 여객선을 비롯해 10척 이상의 전기추진 선박이 현재 건조 중으로 알려졌다.
해양교통안전공단은 현재 전기추진 선박기준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추진 선박은 주로 중소형 선박으로 건조가 되는데 지금 기준은 선박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전기추진 선박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현장에 맞는 기준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올해 공공부문에서만 전기추진 선박 4척과 기존 엔진과 전기배터리를 같이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선박 34척의 건조가 진행된다.
해양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10여척의 전기추진 선박 건조에 기술지원을 하면서 소형 선박에 맞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판단됐다”면서 “연말까지 150t급 이하 선박에 맞는 전기추진 선박 건조 기준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정부의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양교통안전공단은 전기추진 선박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연말까지 자체 전기추진 선박 검사 기준도 개발한다. 또, 자동차엔진 진단시스템과 유사한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검사장비를 개발해 전기추진 선박 검사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배터리의 온도, 밸런싱, 전류, 전압, 절연상태, 환기시스템 동작상태 등 검사기준에서 요구하는 안전사항을 데이터화해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해석기자 haese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