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에 500t급 소방선 도입…대형 선박 화재 잡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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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부산신항을 드나드는 대형 컨테이너 선박의 화재 진압을 위해 국내 처음으로 500t급 소방선이 도입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부산항과 울산항에 각각 500t급 소방선 1척씩을 도입하기 위한 정부 예산이 최근 확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예산은 공통 설계비 12억원, 건조비 592억9200만원(1척 296억원) 등 총 604억9200만원이다. 설계를 거쳐 내년 건조가 시작되면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국회 내 공감대 형성 등으로 이 예산안의 연말 국회 통과도 무난하다는 게 부산소방재난본부 설명이다. 47억여원을 들여 부산신항과 울산항에서 소방대가 근무할 청사도 2024년까지 짓는다. 현재 부산항 선박의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선은 부산 705호(103t, 북항 담당)와 부산 706호(113t, 감천항 담당)뿐이다. 두 소방선은 길이 31m에 너비 7.2m 정도로, 각각 1996년과 99년 건조돼 매우 낡았다. 연간 수억원씩 수리비가 든다. 또 불을 끄기 위한 소화수 도달거리가 30m 정도에 지나지 않아 최고 높이 80m에 이르는 대형 컨테이너선 화재 진압은 아예 불가능하다. 소화수가 컨선 상단에 닿지 않는다. 북항과 감천항에서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많이 드나드는 부산신항까지 90분이 걸릴 정도로 두 소방선은 속도(최대 15노트, 1노트는 1.852 km/h)도 느리다. 물동량 세계 6위 항만으로 10만t 초과 대형 컨테이너선의 입출항(2019년 기준 1285척)이 잦은 부산신항 선박의 화재진압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셈이다. 국내에는 현재 진화정 6척이 운영 중이며, 전남도의 진화정 147t(705호)이 가장 큰 편이다. 이 때문에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싱가포르·독일·미국 등이 보유한 500t급 이상 소방선 도입을 2017년부터 추진해왔다. 2009년 ‘허드슨강의 기적’을 이룬 미국 뉴욕 소방 343호(500t)를 본보기 삼아서다. 소방청은 2019년 발생한 울산 염포부두의 ‘스톨트 그로이란드호(2만6000t)’ 화재를 진압하는 데 18시간이 걸리면서 피해액( 500억원 추산)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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