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 규제가 시행되는 2020년 황함유량 0.5% 이하 경유(MGO)의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석유협회 박진호 팀장은 9월 18일 개최한 ‘해운부문 대기환경 정책설명회’에서 ‘저유황 선박연료유 공급 현황 및 전망’에 대해 발표하면서 SOx 규제 발효 직후 황함유량 0.5% 이하 블랜딩유에 대한 안정성 문제 때문에 MGO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정유사들이 진행중인 탈황설비 공사가 대부분 2020년 하반기에 완공됨에 따라 2020년 황함유량 0.5% 이하 저유황중유(VLSFO)의 공급이 충분치 않고 부족한 부분은 MGO와 고유황중유(HSFO)를 혼합하는 블렌딩유로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황함유량 0.5% 블렌딩유는 아직 국제표준이 만들어지지 않아 안정적이지 않고 타지역에서 생산한 유사등급 연료와 호환되지 않는 등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다. 박진호 팀장은 “선사들은 안정성이 떨어지는 0.5% 블렌딩유보다는 세계 어느 항만에서도 비슷한 품질로 확보할 수 있는 0.5% MGO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분석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2020년에 0.5% MGO 공급량을 크게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들이 공급한 선박용 연료유는 1177만 5029㎘인데 2020년에는 20% 증가한 1409만 2470㎘, 2021년에는 2018년 대비 26% 증가한 1484만 3552㎘를 공급할 예정이다.
2018년 가장 많이 공급된 유종은 벙커C유(3.5% HFO)로 75%에 해당하는 883만 6941㎘에 달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2020년에 가장 많이 공급할 예정인 유종은 0.5% MGO로 783만 3864㎘로 55.6%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3.5% HFO는 55만 556㎘로 급감하게 된다. 2020년 공급될 예정인 황함유량 0.5% 이하 유종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0.5% MGO가 가장 많고, 고도화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0.5% VLSFO가 231만 2016㎘, 0.05% MGO가 185만 6636㎘, 0.5% 블렌딩유가 153만 9398㎘가 공급될 예정이다. 황함유량 0.5% 이하 유종의 비중은 전체 공급량의 96%에 달하는 1354만 1914㎘에 달한다.
박진호 팀장은 “정유사들은 고도화설비를 통한 자체생산과 MGO 블렌딩, VLSFO 수입확대 등을 통해 해수부의 선박연룡유 황함유량 가화 정책이 차질없이 준비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2020년 0.5% 저유황유 공급비중은 96%, 2021년은 97%로 저유황 선박연료유가 원활하게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사별로 저유황유 공급 준비 상황을 살펴보면 먼저 SK해운은 1조 200억원을 투입한 고유황 중질유 탈황설비인 VRDS(Vacuum Residue De-Sulfurization)를 2020년 7월부터 가동시켜 매일 4만 배럴의 저유황 중질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1월 준공한 중질유 탈황시설인 RHDS(Residual Hydro Desulfurization)를 통해 고유황 중질유 대부분을 저유황 중질류유로 처리가 가능한데 일일 생산량은 4만 배러 규모다.
현대오일뱅크는 1810억원을 투입해 건설하고 있는 탈황설비인 RDS(Residue De-Sulfurization)가 2020년 7월 완공되면 일일 1만 7천배럴의 저유황 중질유를 생산할 수 있다. GS칼텍스는 저유황 경질원유 수입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 고도화 시설을 활용해 경질유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