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온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개발 프로젝트가 일정 부분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돼 주목된다.
최근 외신은 러시아 극동투자유치수출지원청(Russian Russian Far East Investment and Export Agency, FEIEA)의 발표를 인용, 한국의 현대건설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 위치한 슬라비얀카(Slavyanka)항 확장 공사에 약 5억4천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우리 기업들은 유라시아대륙의 교통·물류 거점이 될 극동 항만 개발에 관심을 보였으나, 러시아 정세와 경제 등의 위험요소로 인해 투자결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슬라비얀카항 개발사업에는 항만 개발권과 부지 소유권을 소유한 러시아 유망기업 ‘베르쿠트(Berkut)’가 직접 참여함으로써 투자 위험요소를 줄이고 우리 기업들의 관심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베르쿠트는 작년 10월 이미 현대엔지니어링과 항만개발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
FEIEA 레오니드 페투호프(Leonid Petukhov) 청장은 이번 현대건설의 슬라비얀카항 투자와 관련해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한국은 러시아 시장의 접근성에 대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며, 러시아는 항만 서비스 부문에서 일정 부분 현대화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IPA는 이번 슬라비얀카항 확장이 해당 지역에 약 59억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슬라비얀카항은 블라디보스토크 남서쪽으로 약 30km 떨어져 있는 러시아 극동지역인 연해주 남부 지역에 위치한 작은 항만이다. 그러나 이 항만은 중국의 내륙 길림성 및 북한 등 한국·중국·러시아의 국경과 맞닿아 있어 러시아 정부는 이 항만을 중국 수출의 잠재적 허브로 여겨왔다.
이 뿐 아니라 슬라비얀카항은 중국의 동북3성과 러시아 연해주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까지 확장·연결하는 국제운송로 및 운송로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인 프리모례(Primorye)2에 속해 있다. 이를 통해 슬라비얀카항에서 중국의 길림성과 훈춘, 러시아의 크라스키노(Kraskino)와 자루비노(Zarubino)까지 연결된다. 이에 IPA는 2030년까지 슬라비얀카항이 2300톤의 곡물과 1500만톤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슬라비얀카항을 북방물류는 물론, 삼국의 국제물류 요충지가 될 수 있는 항만으로 평가하는 등 일찌감치 그 중요성에 주목해왔다. 지난 2018년에는 ‘러시아 정부의 요청을 받아 러시아 슬라비얀카항 항만개발 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그 결과를 국내 기업들과 공유하는 등 항만개발 협력을 추진하기도 했다. 연구용역에는 슬라비얀카항에 컨테이너와 곡물을 처리할 수 있는 다목적 터미널과 수리 조선소, LNG터미널 등을 건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