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들어 벌크시황이 폭등하면서 5년만에 벌크선종합운임지수(BDI)가 2000p를 넘어섰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폭등했던 시황이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시장분석팀이 최근 발표한 시황분석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철광석 재고량이 7월말 안정화되고 유럽의 석탄 특수 종료, 중국의 석탄수입 통제 강화, 미국산 곡물 수출 부진 등이 예상돼 올해 하반기 벌크선 시황이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BDI가 2000p를 돌파하는 등 시황이 폭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 증대다. 중국이 철광석 수입량을 6월 이후 급격하게 늘리면서 케이프사이즈 시황이 폭등했고 파나막스와 수프라막스 운임시장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벌크시황이 전체적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브라질 발레의 광미댐 사고로 철광석 수출이 제한되면서 벌크시황이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6월들어 중단됐던 브라질의 브루쿠투 광산이 재개되면서 브라질의 철광석 공급능력이 일부 회복됐다. 여기에다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겨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면서 조강생산량을 증가시켰고 이에 따라 중국 항만내 철광석 재고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철광석 해상물동량 수요가 폭증했다.
중국발 철광석 운송수요가 폭증하면서 7월말 현재 케이프사이즈 5TC 용선료는 일일 평균 3만 2천 달러까지 상승했다. 6월 들어 유럽지역의 폭염과 이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로 석탄 수입량이 크게 증가한 것도 상반기 벌크선 시황의 폭등세에 일조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벌크선 시황 폭등세가 하반기에는 조정기를 거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게 해진공 시장분석팀의 견해다. 먼저 폭증했던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7월말께 철광석 항만 재고량이 올라오면서 케이프 운임도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7월 22일 케이프 5TC 평균 용선료는 일일 3만 2963달러까지 상승했지만 23일 885달러가 빠지면서 3만 2078달러를 기록, 이미 조정이 시작됐다.
상반기 전력수요 증가로 특수를 누렸던 유럽의 석탄 특수도 하반기에 종료되고 중국 정부의 석탄 수입 통제도 하반기에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벌크선 수요는 하반기에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국산 곡물 수출 부진과 중국 제철소들의 수익성 악화 등의 요인들도 벌크선 시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해진공 시장분석팀은 벌크선 공급 측면에서 IMO의 2020에 대응하기 위한 스크러버 장치 설치로 선복 공급 부족이 발생해 하반기 벌크선 시황이 급락하는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스크러버는 주로 케이프와 파나막스 등 중대형 선박들이 장착하게 되는데 장착기간이 최소 보름에서 25일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선박 공급 측면에서 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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