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아]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해운 산업도 예외 없이 탄소중립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탈탄소 중요성이 부각되며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차세대 친환경 원료 ‘메탄올’이 주목받고 있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는 현재 2050년까지 선박의 배출량을 2008년의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존 기후 목표를 수정하는 과정에 있다. 협상은 오는 7월 3~7일에 마무리되는데, 2050년 국제해운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탈탄소 가속화를 위해 기존의 에너지효율 강화규제에 더하여 배출한 만큼 부담금을 납부하게 하는 탄소부담금 제도 등 경제적 규제 조치를 추가로 도입할 것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규제강화가 해운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항해선박에 탄소배출 1톤당 일정금액(예. 100달러)을 부과할 경우 해운기업에는 직접적인 운송원가 증가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에, 생존경쟁을 위하여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또는 탄소중립 연료 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친환경 선박 건조와 운용은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과제가 되면 각국은 메탄올이나 에탄올, 암모니아등 친환경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특히 최근 메탄올 선박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연료유에 비해 황산화물(SOx)은 99%, 질소산화물(NOx)은 80%, 온실가스는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잇는 친환경 선박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초기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해양에 배출되었을 때에도 물에 빠르게 녹고 생분해되어 해양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2020년 기준 메탄올 생산량은 1억톤(t)으로, 10년 만에 2배로 늘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메탄올 연간 생산량은 5억 톤에 달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가격은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선박을 건조하는 비용도 LNG추진선은 벙커C유 선박보다 22%가 비싼데 반해 메탄올 추진선박은 10%가 싸다보니 가격경쟁력도 크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메탄올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될 수 있어 환경 친화적이지 않다는 것도 시장 성장의 걸림돌이다. 메탄올은 LNG보다 에너지 밀집도가 낮아 동일한 전력 출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양이 필요해 연료탱크 규모가 커져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면 메탄올 원료 관련 해외 업체들의 동향은 어떨까.
현재 전 세계적으로 20척 이상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이 운항하고 있다. 앞으로 매우 유망한 친환경선박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조선사들이 수주한 메탄올 선박도 늘어나고 있다.
덴마크 해운업체 머스크는 지난해 19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건조를 계약했다. 머스크는 2030년까지 바다로 나가는 화물의 최소 25%를 녹색 연료로 운송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연간 약 600만 톤의 녹색 메탄올을 필요로 하게 된다.
현재 북미와 중국의 다양한 생산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2025년부터 공급을 시작하고 있으며 연료 공급 원료에 대한 엄격한 요구 사항을 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해운사인 코스코도 지난해 하반기 메탄올 연료 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발주한 바 있다.
프랑스 해운 조사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선 발주에서 LNG와 메탄올 추진선이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이는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 속도가 대표 친환경 연료선인 LNG 추진 컨테이너선을 추월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3월 기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발주도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현재 93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은 총 68척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전체 발주량의 12%에 달한다. 1년 전 발주 비율이 1%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증가다.
이러한 경향은 세계 최초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등 친환경 선박 건조에 앞서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탄올 추진선은 현재 조선3사 모두 건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수주실적으로 미뤄볼 때 가장 강점을 보이는 곳은 HD한국조선해양이다. 2021년 8월 세계 최초로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8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관련 분야를 선도 중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발주된 메탄올 추진선 99척 가운데 54척을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했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지난 2월 한국조선해양, HJ중공업과 9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9척을 계약하며 친환경 연료선을 처음 발주하기도 했다. 한화해운(구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메탄올 포함 대체연료 추진선박을 개발 중이다.
정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거나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친환경선박을 운항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고 또 많은 선박들이 친환경선박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2월 14일 글로벌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을 관계부처와 함께 마련하고,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에서 심의해 확정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친환경연료 추진선박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21년 6월 18일에 “친환경 시대! 메탄올·에탄올 연료 추진 선박의 안전 검사 기준을 마련했습니다!”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인화점 연료 선박규칙’ 개정안을 최종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즉 친환경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의 검사기준을 새롭게 반영한 한국선급의 저인화점 연료 선박규칙 개정안을 승인한 것이다. 이렇게 메탄올 연료추진선박이 공식적으로 운항승인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우리나라 국적의 메탄올 연료 추진선박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규제 대상인 5천톤 이상 외항선 867척을 대상으로 노후선 대체 건조시 친환경연료 선박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특히 IMO에 앞서 올해 상반기 중 독자적인 탄소부담금 제도를 도입하는 유럽연합(EU)의 지역규제 대응을 위해 2030년까지 유럽·미주 정기선대 60%를 우선적으로 전환하는 등 총 118척의 친환경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2050년까지 노후한 외항선박을 100% 친환경선박으로 대체하는 목표로 중장기적인 외항선대의 친환경 전환 로드맵을 추진한다.
신조선의 경우 2030년까지는 e메탄올, LNG 등 친환경 연료를 활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선박으로 전환하고, 무탄소선박 관련 기술개발 진전에 따라 암모니아·수소 선박의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친환경선박의 대체 건조를 위해 해운기업 및 정부, 공공기관의 자금이 2030년까지 8조원, 2050년까지 총 71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선사의 글로벌 친환경 해운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조선·기자재 등 전·후방 산업의 생산유발 효과로 2030년까지 17조원, 2050년까지 최대 158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등 친환경 해운으로의 전환을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국가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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