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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 가격, 인상에 무게… 조선업계 "신조선가 오를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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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인상을 놓고 철강업계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는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신조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맞서고 있다. 조선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배값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결정권을 선주들이 쥐고 있어 인상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 업체들은 철강업계와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을 협상 중이다. 철강업계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재료 가격 급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으로 인해 제철용 원료탄과 철광석 등 철강제품 생산에 쓰이는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하지만 조선업계는 전체 제조원가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하는 후판 가격이 오르면 수익에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후판가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t당 각각 10만원, 40만원이 올라 현재 11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조선 3사는 지난해 후판값 상승을 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후판 가격이 인상될 경우 조선 3사는 신조선가를 불가피하게 올릴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 지수는 이달 22일 기준 158.0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신조선가보다 원자재 비용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이 부분을 조선사들이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조선업체들은 장기간 부진을 딛고 상당한 해외 수주 실적을 기록했으나 대부분 원가 상승이 납품 단가에 반영되지 않는 조건이다. 최근 선박 발주가 쏟아지며 조선사 입지가 나아졌지만 여전히 결정권은 선주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판가가 오를 경우 신조선가를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그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하소연 하고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이 인상될 경우 인상분을 반영해 신조선가를 올리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선박 입찰 과정에서 중국 조선사들과도 경쟁이 붙다 보니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있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신조선가를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조선 3사는 당초 지난해부터 시작된 수주 랠리 성과가 올해 말부터 반영돼 내년에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며 "하지만 올해 인도 예정인 선박들도 2년 전 원자재 가격을 기준으로 선가를 책정해 수익성이 떨어지는데, 후판가가 인상될 경우 조선업체들의 흑자 전환 시기는 더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