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부산항 북항에서 ‘선박 대 선박’ 방식의 LNG 벙커링이 진행됐다. 감만부두 1번 선석에서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가 자동차운반선에 LNG를 공급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부산항에서 최초로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STS) 방식의 LNG 벙커링이 성공했다. 친환경 선박연료의 원활한 공급이 증명됨에 따라 부산항의 친환경 항만 구축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부산항 북항 감만부두에서 STS방식의 LNG 벙커링 실증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감만부두 1번 선석에 접안한 해외 선사의 7만 톤급 자동차운반선에 다른 선박을 이용해 LNG를 공급한 것이다. 경남 통영의 LNG 벙커링선 블루웨일호가 연료탱크에 호스를 연결해 목적지까지 가는데 필요한 1500톤의 LNG를 공급했다.

부산항에서 STS 방식의 LNG 벙커링이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0월 광양항에서 처음으로 STS 방식으로 LNG가 공급됐다. BPA는 이번 실적을 글로벌 선사에게 알리는 등 부산항 마케팅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BPA 탄소중립사업부 관계자는 “그간 LNG 탱크가 없다 보니 해외 선사들 사이에서는 부산항에서 LNG를 공급받을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제 가까운 곳의 벙커링선을 통해 LNG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증명됐다”고 말했다.

최근 LNG, 메탄올 등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은 항만 경쟁력의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실제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에 따라 LNG 추진 선박의 발주와 운항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LNG 추진 선박 발주·운항 수는 지난해 354척에서 2028년 1006척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친환경 연료공급 선점을 위한 국제항만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해외 주요 항만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선박을 통한 LNG 공급이 활발히 진행됐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실적 부재,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각 항만의 실증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LNG 벙커링 전용선을 보유한 한국엘엔지벙커링(주)를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실증사업자로 지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울산항만공사(UPA)는 지난 2일 울산항 해상 정박지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STS 방식으로 그린메탄올 3000t을 성공적으로 공급했다. 광양항도 지난해 10월 국내 최초로 포스코 원료부두에서 STS 방식의 LNG 벙커링과 하역의 동시 작업을 해냈다.

BPA도 최근 UPA와 업무협약을 맺고 △벙커링 선박 항비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 △친환경 선박연료 정보 플랫폼 구축 △해외 선사 대상 친환경 벙커링 마케팅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컨테이선을 대상으로 LNG 공급과 하역을 동시에 하는 실증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LNG 공급 때 부산항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가 활용할 수 있는 매뉴얼도 BPA 주도로 마련한다. 신항 남컨테이너부두 배후부지에 LNG, 메탄올, 수소 등 연료 복합단지 조성도 추진하며 친환경 항만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BPA 강준석 사장은 “부산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기준 세계 7위의 물류허브지만 친환경 선박연료 벙커링 여건이 충분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실증 성공을 계기로 부산항이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부문에서도 큰 역할을 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부산항 최초 ‘선박 대 선박’ LNG 벙커링 성공 - 부산일보 (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