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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커질 친환경 선박 개조시장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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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여 건의 선박 수리·개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온 역량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 커질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도 석권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근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이기동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는 향후 자사 먹거리로 '친환경 개조 사업'을 수차례 강조했다. 매출에서 40%가량을 담당하는 '캐시카우'인 선박 유지·보수(AM) 사업 이외에도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로 향후 친환경 개조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신규로 건조되는 선박들의 경우 환경 규제에 따른 탄소·연료 저감 기술이 적용돼 있으나 운항 중인 선박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며 "현재 신규 건조 선박보다 운항 중인 선박의 수가 수백 배에 달하는 만큼 친환경 개조 수요는 지속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6년 HD현대중공업에서 분사해 2017년 선박 수리·개조 사업에 진출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세계 유일 '선박 생애주기 관리 통합 서비스'를 선사들에 제공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 2019년 말 현대글로벌서비스(HD현대마린솔루션 전신)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 대표는 HD현대 조선 부문에서 30여 년간 선박 엔진 설계·생산 엔지니어로 근무한 역량을 바탕으로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재임한 기간에 HD현대마린솔루션 매출은 2019년 8090억원에서 지난해 1조4305억원으로 76% 뛰었으며, 영업이익은 2015억원으로 같은 기간 85% 늘어났다. 취임 후 약 4년 반 만인 지난 5월엔 HD현대마린솔루션을 시가총액 5조8000억원 규모로 코스피에 안착시켰다.

이 대표는 친환경 개조 사업 중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 등 탈탄소 연료 관련 개조 프로젝트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았다. 기존에 선박 탈탄소 개조 사업이 황산화물배출저감설비(스크러버), 선박평형수처리설비(BWTS) 등 친환경 기자재를 설치하는 데 그쳤다면 LNG·메탄올·암모니아 이중연료(D/F) 추진 엔진 개조나 노후 LNG 운반선을 개조해 해상에서 LNG를 저장·송출할 수 있는 설비인 FSRU(부유식 재기화 장치) 건조 사업의 경우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해 계약 단가가 1건당 최대 수천억 원에 달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그는 "BWTS, 스크러버 개조 사업이 1세대 친환경 개조 사업이라면 D/F 개조나 FSRU 건조는 2세대에 해당한다"며 "1세대 개조 사업에 비하면 시장이 10배 이상으로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에서 강점을 가질 이유로 두 가지를 뽑았다. 글로벌 대형 엔진 제조사인 만(MAN)과 윈지디(WinGD)에서 확보한 엔진 AS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게 첫 번째다.

아울러 세계 최대의 LNG 운반선 건조 실적을 보유한 HD현대 조선 부문에서 LNG 재기화 장비(LNG를 기체로 바꿔 육상에 공급하는 장비), 연료 공급 장치 등 핵심 기자재를 공급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는 "HD현대가 보유한 장비뿐 아니라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받을 수 있어 기술 경쟁력에서 앞설 수 있다"며 "현재 선사들의 문의가 많아 조만간 회사 출범 후 처음으로 FSRU 건조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친환경 개조 시장을 석권하기 위해 전 세계 수리 조선소 중 기술력 수준이 높은 조선소에 대한 지분 투자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은 수리·개조 물량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 중동, 동남아시아, 유럽 등 세계 곳곳의 수리 조선소와 일일이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이 점점 확대되면서 지분 투자를 통해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생각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5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 3672억원 가운데 2317억원(63%)을 수리 조선소 투자와 네트워크 구축 등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2세대 친환경 개조를 위해서는 LNG 운반선뿐 아니라 이중연료추진선 수리·개조 경험이 있는 조선소가 우리에게 우선권을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수리 조선소뿐 아니라 기술력을 보유한 설계 업체들도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회사 캐시카우인 AM사업을 위한 투자도 강조했다. 특히 수리·개조 사업의 핵심인 물류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급선무로 꼽았다. 실제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2028년까지 약 600억원을 투자해 네덜란드 로테르담, 싱가포르, 미국 휴스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등 해외 주요 거점에 부품 공급을 위한 대규모 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품질과 가격도 중요하지만 수리와 유지·보수 사업의 특성상 적시에 부품을 공급받아 납기일을 맞출 수 있는 게 핵심 역량"이라며 "기존 물류 창고로는 5~10년간 쏟아질 물량을 감당할 수 없다고 본다. 물류 창고 투자를 통해 재고를 최적화하고 물류 시스템을 고도화해 사업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동 대표 △1961년 출생 △1985년 현대중공업 입사 △1986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 학사 △2012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상무 △2012년 현대커민스엔진 대표이사 △2018년 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본부 사업대표 부사장 △2020년 현대글로벌서비스(HD현대마린솔루션 전신) 대표이사 부사장 △2021년 10월~ HD현대마린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최현재 기자] 

 

출처 : 10배 커질 친환경 선박 개조시장 잡겠다 - 매일경제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