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우정 기자]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이 글로벌 해운업계의 친환경화를 주문하자 전세계 해운시장의 패러다임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친환경 선박 발주 톱10 선사는 액화천연가스(LNG)와 메탄올로 선박을 발주하고 있지만 향후 암모니아가 연료로서 상용화될 시점에는 선박연료시장이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IMO는 오는 2050년까지 선박 탄소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공표했다. 이는 당초 2050년까지 2008년 기준 온실가스 총배출량보다 50% 감축하기로 한 기존 목표를 상향한 것이다.
EU 또한 2025년 1월부터 선박연료를 대상으로 하는 지역규제 ‘해상연료기준(FuelEU Maritime)’ 규제를 통해 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80%로 상향할 방침이다.
이처럼 규제를 통해 탈탄소화가 요구되자 글로벌 선사들은 친환경선박을 대거 발주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4년 전체 발주선박의 10% 내외였던 대체연료선박의 발주비율은 10년이 지난 현재에는 50% 수준으로 약 5배 증가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의 ‘글로벌 선사 친환경 선박 발주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친환경선박 발주잔량은 1377척으로 집계됐다.
그중 상위 10개 선사가 446척을 발주하며 32.3%를 차지하고 있다. 친환경선박 발주 상위 10개 선사로는 스위스의 MSC, 프랑스의 CMA CGM,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쉬핑, 일본의 MOL, 카타르의 나킬라트, 일본의 NYK, 대만의 에버그린, 중국의 CMES, 덴마크의 머스크, 일본의 ONE 순이다.
상위 10개 선사들은 주로 컨테이너선을 친환경선박으로 발주했다. 그중 MSC가 85척을 발주해 1위로 올라섰고, 그 뒤를 CMA CGM(81척), 에버그린(30척), 머스크(24척), ONE(22척)이 이었다.
친환경선박 발주 상위 10개 선사는 탈탄소연료로 LNG와 메탄올을 선택했다. 발주한 446척 중 64.8%(289척)이 LNG 추진선이었으며, 메탄올은 31.4%(152척)를 차지했다. 선사별로 MSC는 LNG를, 에버그린과 머스크, ONE은 메탄올 추진선을 채택했다.
KOBC는 “컨테이너선은 선속이 빠르고 연료 소모량이 많기 때문에 친환경 연료의 경제성에 민감하다는 특징이 있다”며 “LNG연료는 메탄 누출,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들이 남아있으나 많은 선박이 건조 중인 만큼 대체연료로서 상당 부분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LNG가 완전한 탈탄소연료가 아닌 만큼 메탄올과 암모니아는 차세대 친환경연료로 부상 중이다.
그중 메탄올은 경제성과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취급되며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높다는 점과 많은 발주로 규모의 경제를 이룰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국적선사 HMM도 메탄올 추진선 9척을 발주해 메탄올 연료 추진 발주 상위 10개 선사 중 7위를 차지했다.
HMM은 “바이오연료 실증, 이중연료 엔진 도입 등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의 적극적인 전환을 통해 기존 2050년 넷제로(Net-Zero) 목표를 2045년으로 앞당겨 기후변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HMM은 오는 2030년 컨테이너 부문 온실가스 절대 배출량을 2011년 대비 26%를 줄이고, 저탄소 선박을 전체 선대의 4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암모니아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연료로 손꼽히고 있다. KOBC는 “암모니아 연료는 이산화탄소와 황산화물 배출이 거의 없으며 연소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저감 장치를 이용해 배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대체연료 중 암모니아 연료 비중은 오는 2030년 8%, 2040년 29%, 2050년에는 46%의 비중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올해 첫 상업용 암모니아 엔진이 인도될 예정이며, 2025~26년에 상업용 암모니아 추진선박이 출시될 전망이다.
KOBC는 “당분간은 LNG 연료 추진선과 메탄올 추진선이 주력 선박이 될 것”이라며 “개발 진행 중인 임모니아 연료 추진선의 상용화 이후에는 암모니아 연료 추진선이 주력 선박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연료별 장단점과 기술발전 추이에 따른 다양한 옵션 검토가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라며 “결과적으로 확실한 대체연료의 부재로 인해 다양한 친환경연료 선박이 공존하는 미래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김우정 기자 yuting403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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