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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조선·케이조선 14년 만에 동반 흑자···‘보증 숨통’에 수주 기대감 후판값 톤당 100만원 돌파···“이익률 상승엔 시간 필요”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후판 가격 급등으로 원가 압박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형 조선사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 재개를 계기로 수주 여력을 되찾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약 3년 만에 RG 발급을 재개하면서 그간 금융 보증 부족으로 수주계약 성사에 어려움을 겪던 중소형 조선사들이 숨통을 틔우게 된 것이다.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수출입은행은 최근 중형 조선사에 대한 신용평가를 마무리하고 RG 발급을 신청한 조선사를 대상으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수은이 RG 시장에 다시 복귀한 것은 3년 만이다. 수은은 시중은행과 달리 보증 규모가 크고 속도도 빠르다는 점에서 조선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 파트너로 꼽힌다. RG는 조선사가 선박을 납기 내 인도하지 못할 경우 금융기관이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는 보증이다. 대부분의 선박 수주 계약에 필수 조건으로 붙는 만큼 RG 확보 여부는 수주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가장 주목받는 곳은 대한조선, 케이조선, HJ중공업 등 중형 조선사다. 이들 기업은 그동안 산업은행이나 무역보험공사 중심의 RG 발급 구조에 묶여 있었고 신용등급이나 보증한도 제약 탓에 실제 수주 금액에 비해 발급받는 RG 규모는 미미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조선사 RG 발급 규모가 154억달러에 달했지만 중형 조선사에 발급된 금액은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등 단 두 곳에 그쳤다. 규모도 7억9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중형 조선사들의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든 만큼 수은이 본격적으로 RG 발급 여력을 확대할 경우 중형 조선사의 계약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한조선, HJ중공업, 케이조선, 대선조선 등 중형 조선 4사는 올해 1분기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대한조선, HJ중공업, 케이조선이 모두 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건 14년 만이다. 과당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 문제가 해소된 상황서 RG 발급이 늘어난다면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다만 후판 가격 급등은 중형 조선사에 여전히 ‘위험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두께 6mm 이상의 강재인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국내외 철강업체들이 감산에 나선 데다, 정부가 중국산을 중심으로 외국산 후판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공급이 줄고 가격이 급등했다. 상반기 70만원대였던 톤당 후판 가격은 하반기 들어 100만원 선까지 뛰며 50%가량 상승했다. 중형 조선사는 수주 건별 이익률이 대형 조선사보다 낮은 구조여서 원가 상승에 따른 타격이 더 크다.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출처 : 시사저널e(https://www.sisajourn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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